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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용산 동빙고동 신상 카페, 건축가가 만든 공간 마하한남

동빙고동에 위치한 마하한남.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다가 허름한 건물을 마주치고 여기에 신상 핫 플레이스가 있다고?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주차도 안되어서 주변에 눈치껏 세우고 가야 한다. 
 

 


건축가가 폐업한 목욕탕 건물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 마하한남이다. 허름한 건물을 비집고 들어가보니 계단에 10명 정도 넘게 대기자들이 줄줄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3월에 개업하고 힙스터들에게 유명해진 공간인건 알지만,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서 기다릴 정도인가 불만을 터트렸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앞에 이렇게 적힌 것을 읽으면서 점차 이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부풀어지기 시작했다. '머무는 사람의 안식처'를 주기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 물리적 공간을 넘어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와 온도를 고민한다는 이 건축가의 사상이 너무 멋있었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간 공간. 정말 기다리기 잘했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통창을 통해 보이는 한강과 철길 뷰와 오래된 용산의 동빙고동 거리. 그 안에서 이렇게 감각있고 따뜻한 공간이라니. 이질적인 모습에서 더 가슴속 깊이 다가오는 '안전함'이랄까. 편히 앉거나 누워서 쉬고 가기에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위스키바로 운영된다고 한다. 
 

 
자연친화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우드와 돌, 브라운 계열의 가죽, 아이보리 패브릭 등과 적절한 조도의 조명들을 혼합하여 세련된 포인트들을 곳곳에 잘 가미하였다.  
 

 
편하게 쉬기 좋아 보이는 소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니 이렇게 나온다. 아이스와 물이 담긴 유리컵과 따뜻한 에스프레소가 담긴 포트를 따로 내어서 원하는 만큼 덜어서 먹으면 된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역시, 하얀 잔과 커피가 든 포트를 주어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덜어먹게 한다. 
이런 세세한 경험들 통해서 정말 고객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와 온도'를 맞춰가며 음료와 공간을 즐기길 원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디저트로는 비스테까의 티라미수가 준비되어 있다. 자체 제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아쉬웠지만 여긴 음식보다는 공간에 더 초첨을 둔 곳이라 생각하니 괜찮았다. 
 
 

 
안쪽으로도 공간들이 많다. 
 
아무래도 요새 용산에서 뜨는 핫플이라서 그런지, 주말에 가면 한 시간 정도 서서 기다릴 각오 하고 가는게 좋다. 하지만 조금만 견디면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몇 년 전 사운즈한남 오픈해서 처음 갔을 때 건축물과 공간에서 느껴졌단 짙은 농후함의 온도와 냄새를 여기서 작게나마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 다음엔 꼭 평일 낮에 사람이 조금 있을 때 와서 쉬어 가고 싶다.